BMW가 2028년 보급형 전기차를 만든다, 독일 고급차도 가격을 낮추는 이유
BMW 보급형 전기차가 2028년 유럽시장에 등장할 전망입니다. BMW는 9월 30일 공개한 사업전략에서 수익성 회복을 위한 비용절감과 신차전략을 제시했고, 유럽시장에는 새로운 엔트리급 전기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Reuters
BMW라고 하면 3시리즈와 5시리즈, X5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 BMW가 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다시 중요하게 보고 있을까요?
답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방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입문형 모델은 중요하다
BMW에는 오랫동안 1시리즈처럼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입문형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모든 고객이 처음부터 5시리즈나 7시리즈를 구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젊을 때 작은 BMW를 구입한 고객이 이후 소득과 가족구성이 변하면서 더 큰 BMW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는 입문형 모델이 단순히 싼 자동차가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브랜드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전기차 시대에도 이런 역할을 할 모델이 필요합니다.
전기차는 왜 가격을 낮추기 어려웠을까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에서는 대형 배터리가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를 많이 넣으면 차량 가격도 올라가기 쉽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전력반도체, 새로운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도 필요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기존 수준의 이익을 유지하면서 저렴한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중국 전기차의 등장이 상황을 바꿨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가장 강하게 압박받는 시장 가운데 하나가 중국입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빠른 신차개발과 소프트웨어, 디지털 기능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습니다.
가격경쟁력도 강합니다.
BMW와 Mercedes-Benz 같은 독일 업체가 과거처럼 브랜드와 엔진기술만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입니다.
BMW의 이번 전략에는 중국에서 현지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도 포함됐습니다. Reuters
그런데 미국에서는 오히려 비싼 SUV를 준비한다
BMW의 전략이 흥미로운 이유는 모든 국가에서 작은 저가 전기차만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는 엔트리급 전기차를 준비하는 반면 미국시장에서는 새로운 대형 고급 SUV를 내놓는 전략을 추진합니다. Reuters
지역마다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럽 도시는 도로와 주차공간이 좁고 소형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미국에서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전기차 시대에는 하나의 글로벌 모델을 모든 나라에서 똑같이 판매하는 방식보다 시장에 맞춘 차종전략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보급형이라는 말이 ‘싼 BMW’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BMW가 2028년 엔트리 전기차의 정확한 가격과 최종 사양을 발표한 단계는 아닙니다.
따라서 ‘2천만원대 BMW가 나온다’는 식으로 가격을 추정하는 것은 이릅니다.
여기서 보급형 또는 엔트리급이라는 표현은 BMW 전기차 라인업 안에서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모델이라는 의미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경쟁차보다 반드시 저렴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면 보급형 EV를 만들기 쉬울까
가능한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럽에서 주로 도심과 근거리 이동에 사용하는 차량이라면 대형 SUV와 똑같은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적절하게 줄이면 차량 무게와 원가를 함께 낮출 수 있습니다.
대신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주행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충전속도와 효율을 개선하면 배터리를 무조건 크게 만드는 것 외에도 실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도 자동차 가격경쟁의 일부가 됐다
전기차에서는 엔진과 변속기의 차이가 사라지면서 브랜드 간 차별화 요소도 바뀌고 있습니다.
인포테인먼트와 운전자보조 기능, 충전경로 안내, 스마트폰 연결과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경험이 중요해졌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이런 기능을 빠르게 추가하면서 기존 자동차업체들도 개발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BMW가 AI와 소프트웨어 활용을 사업재편 전략에 포함한 것도 이런 흐름과 연결됩니다. Reuters
2028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이유
자동차 신차개발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차체와 배터리, 충돌안전, 전자시스템을 개발한 뒤 각 시장의 인증도 받아야 합니다.
공장과 부품 공급망도 준비해야 합니다.
BMW가 지금 전략을 발표해도 실제 엔트리급 전기차가 2028년을 목표로 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디자인과 주행거리보다 BMW가 어떤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하려 하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전기차 시대에는 고급차의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내연기관 시대의 고급차에서는 엔진의 배기량과 실린더 수, 변속감과 배기음 같은 요소가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전기차에서는 이런 차이가 줄어듭니다.
대신 승차감과 정숙성, 실내 소재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충전경험, 에너지효율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가 됩니다.
BMW 보급형 전기차 계획이 흥미로운 이유도 단순히 저렴한 BMW 한 대가 추가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유럽에서는 작은 전기차, 미국에서는 고급 SUV, 중국에서는 현지 소프트웨어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은 BMW가 이제 하나의 자동차를 세계에 동일하게 판매하는 것보다 지역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전기차를 다르게 만들겠다는 방향을 보여줍니다. Reuters
2028년 실제 차량이 등장할 때 확인해야 할 것은 가격 하나가 아닙니다.
주행거리와 배터리 크기, 충전속도, 차량 크기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봐야 BMW가 말하는 ‘엔트리 전기차’가 실제로 얼마나 접근하기 쉬운 모델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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